2020년 7월 11일 토요일

악마의 열쇠

2020.7.12 일요일 흐림

12시 지나서 악몽을 꾸고 일어나 뒤척이다 다시 잠이 들었다. 또 악몽을 꾸었다.

중학교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중이었다. 아마도 3학년. 친구들이랑 놀려고 4분단에서 1분단으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자리를 바꾼 친구도 4분단에 친한 애가 있어도 서로 윈윈이었다. 그러다 일이 터졌다.

반 아이들이 가지고 있던 종이사전의 모든 페이지가 더럽혀지는 사건이 생겼다. 누가 연필로 색칠을 한 것처럼 모든 페이지가 회색으로 그을려 있었다.

4분단으로 돌아와 내 책상 위에 올려 둔 사전도 그랬다. 나는 그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 누가 내 사전을 훔쳐 가고 낡은 사전을 여기다 둔 것이라 믿고 학교를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다른 반 아이가 도둑질한 걸지도 몰라! 그런 근거도 없는 믿음으로 옆반... 3반... 4반까지 갔다.

3반과 4반은 낯설었다. 전교생이 적어서 총 합쳐 다섯 반 뿐이지만 솔직히 3반이나 4반 그리고 5반 아이들은 얼굴고 아는 얼굴만 알고 잘은 몰랐다. 특히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이 적을수록...

상북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은 유난히 크고 거칠었다. 4반에 아는 얼굴이라곤 1학년 때 같은 반을 했던 반장뿐이었다. 나는 2학년이 되고도 3학년이 되고도 그애를 이름이 아니라 반장이라고 불렀다. 더 이상 반장이 아닌데도... 그리고 4반에는 전교 학생회장도 있었다. 잘생기고 엉덩이가 탱탱. 엉덩이를 한번 훔쳐 보고 4반 교실 곳곳에 널린 종이사전을 살펴 봤다. 하지만 내 사전은 없었다. 엣센스 일한사전 두꺼운 거. 힝. 그렇게 아무 소득 없이 우리 교실로 돌아왔다.

그날 나는 학교에 닌텐도스위치도 몰래 들고 왔다. 나는 스카이림스러운 게임을 플레이했는데 게임을 너무 못해서 인터넷으로 만난 어떤 형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 게임패드의 방향키와 조작키가 몽땅 없어져 있었다. 그 형이 만들어 준 채팅방에서 강퇴당하지 않으려면 제한시간 내에 패스워드를 입력해야 했는데 자꾸만 잘못된 번호를 입력하게끔 되었다. 속이 닳았다. 아아 여기서 강퇴당하면 안되는데...

채팅방 패스워드의 방식은---
□□□□□□□□□□□□□□□□
걊 3 후 4 코 1 합 7 당 9 사 4 들 0 와 4 밥 2
8 람 0 률 1 법 4 식 6 는 9 젖 9 흐 8 멋 2 먹
쿏 5 퓨 4 고 2 곳 8 붓 7 북 3 서 4 동 1 냠 0
---이런 식으로 단어와 그 단어의 정의를 맞히는 것이었다.

아무튼 겨우겨우 튕기지 읺고 채팅방에 재접속하게 되었다. 얼마나 낑낑거린 건지 벌써 종례시간이었다. 헌데 복도에 처음 보는 아저씨가 있었다. 밝은 하늘색 바탕에 연두색 줄무늬가 그어져 있는 추리닝을 입은 남자였다. 서글서글한지 능글능글한지 기분 나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아저씨가 내 게임패드를 보더니 자기 것이라며 내놓으라고 억지를 부렸다. 게임패드에서 분리된 조작키의 고무팩을 그 아저씨가 주머니에서 왕창 꺼내더니 자기가 조립하면 자기 것이라는 걸 믿겠냐며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펼쳤다.

나는 학교이기 때문에 음소거에 이어폰도 꽂아 둔 내 닌텐도스위치를 보여 주면서 이 게임패드는 내 것이에요. 내 거라구요. 강력히 어필을 했다. 그때 담임 선생님은 아니고 도덕 선생님이 복도를 지나가다 우리 교실에 들르셨다. 우리 반 담임은 음악이었고 여자 선생님들 간에는 그냥 끈끈한 동지애 같은 게 있었다. 아마 퇴근하고 같이 밥이라도 드시러 가려는 건 아니었을까. 도덕 선생님의 등장에 그 기분 나쁘게 웃는 아저씨는 호다닥 사라졌다.

청소 시간에 복도에 열어둔 창문 밖으로 파리떼가... 벌떼도 아니고 파리떼가 회오리바람처럼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을 보았다. 파리떼는 연기처럼 열린 창문 안으로 들어와 어떤 힘이 없어 보이는 사람에게 들러 붙었다. 나는 오타쿠여서 앗, 벨제부브!? 하고 엉뚱한 생각을 했는데 벨제부브는 아니지만 악마는 맞았다.

그 힘이 없어 보이는 사람은 파리떼인지 연기인지에 빙의되어 복도를 서성거리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 떨어져 있는 주인을 알 수 없는 열쇠를 주었다. 열쇠를 줍고는 학교 구석 어딘가로 비틀비틀 걸어 갔다. 그곳에는 봉인된 악마가 있었다. 온몸이 금빛 쇠사슬로 꽁꽁 묶인 무섭게 생긴 악마가 학교 2층 음악실 앞 계단 구석에 서 있었고 그 힘이 없어 보이는 사람은 벌벌 떠는 손으로 자물쇠를 열었다.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나려고...

꿈에서 깼다.

2020년 7월 10일 금요일

군밤

어릴 적에 할머니랑 둘이서 부산 구경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면 꼭 명륜동 버스터미널 앞 육교 아래서 군밤 할머니가 파는 군밤을 사 들고 버스에 올라탄 기억이 있어.

2020년 7월 9일 목요일

축축

2020.7.10 금요일

장마다.
이러나 저러나 축축할 텐데 우울해하지 말고 행복하게.

그게
말처럼
쉽니
ㅠㅠ

2020년 7월 8일 수요일

모든 욕망에 미안합니다

2020.7.9 목요일

좋아해서 미안합니다
미워해서 미안합니다
보고 싶다고 욕정하고 떼써서 미안합니다
미안해서 미안합니다
미안해서 미안해서 미안합니다

슬퍼서 미안합니다

2020년 7월 6일 월요일

정말?

종말. 그것도 나쁘진 않지. 응응.
칠월 칠일의 화요일이라면 더더욱.

꿈 200706

2020.7.6 월요일

꿈에서 그 녀석에게
브라질리언 왁싱을 해 주었다
왜

2020년 7월 4일 토요일

꿈 200705

2020.7.5 일요일

중년 여성이 주인공인 영국 드라마를 꿈에서 봤다.
주인공이 드라마 도입부에서 잡화점에 들른 씬이 있었다. 거기서 내가 하늘색 바탕에 자동차 무늬가 들어간 아주 유치한 머플러를 사는 것을 그 주인공이 보았다.
극 후반부는 선상 파티가 열리는 유람선 실내였다.
나는 그곳에서 웨이터 복장을 하고 샴페인을 따라 승객들에게 나눠 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범인은 아니고 주인공이 만나 대화를 나눈 승객 중에 그렇게 생기지 않았지만 이상한 머플러를 목에 두른 남자 손님이 있었다.
입고 있는 턱시도와 하늘색 머플러가 참 안 어울렸다.
내가 고른 머플러를 그 중년 남자가 한 것을 본 주인공은 의외라는 듯 생각했다.
범인은 경찰 간부였던 것으로 드라마는 마무리 지어졌다.
소설이 원작인데 드라마로 각색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꿈도 꿨다.
궁중의 무수리가 된 꿈이었다.
나와 유난히 친한 두 사람이 있었다.
이름도 들꽃의 이름에서 따온 순우리말 이름이었다.
야밤에 궁에서 연회가 열렸고 그 혼란한 틈을 타 어떤 음모가 시작되었다.
젊은 미남 자객이 몰래 숨어 들어오고 우리가 숲으로 도망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또렷이 기억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