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0일 화요일

미래지향적인 꿈

2020.3.10 화요일 (비)

오늘은 미래지향적이 꿈을 꿨다. 이런 꿈을 꾸게 된 원인은 모두 며칠 전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 때문에 절대 미래지향적이지 못하지만 꿈속의 배경이 미래였기 때문에("미래였기"라니... 이런 형용모순이!?) 대충 그렇다고 치자. 그리고 자다 깨서 생각나는 장면들만 빠르게 노트했기 때문에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고 서로 충돌할 수도 있다. 꿈일기라는 게 다 그렇지 뭐.

꿈에서 나는 흑인 남자 의사였다. 수술을 하다가 손을 다치는 바람에 한 달 여동안 휴식을 위해 휴가를 가지게 되었다. 미래 세계에서는 일할 능력을 지닌 자가 능력이 있음에도 노동을 하지 않으면 벌금을 지불하는 그런 법률이 있었다. 그런 고로 나는 쉬는 기간에도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빙자한 출장을 가게 되었다. 서울로 가서 물건을 전달해 주는 심플한 일이었다.

여행지에서 친절한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났고 임무를 완수 후 다시 살던 지역으로 돌아왔다. 비가 내렸다. 아마도 잠자는 동안 귓속으로 창밖의 비 내리는 소리가 들어와서 꿈속에서도 비가 내린 모양이다. 나는 지그재그 무늬의 흰색 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빨간 레인부츠를 신고 있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한 시간 동안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가(왜 기다렸는지는 모른다) 짐가방을 끌고 아빠가 사는 아파트까지 갔다.

아빠 집에서는 그리운 조명색이 비추었다. 실제 집에 조명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립지는 더더욱 않지만 꿈속 이미지적으로 만국 만인 공통의 그리울 법한 색의 빛이 들었다. 아빠 집에서 무슨 대화인지 무슨 사건인지 일어난 것 같은데 상세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아빠 차를 타고 내 아파트로 귀가했다.

그런데...

하필 그날 우리 지역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고 내가 용의자로 몰렸다.

그 버스 정류장의 뒤편은 검은색 공터였는데 그곳에서 어떤 조직의 여자 보스가 죽었다. 그리고 진흙에서는 내 레인부츠의 밑바닥과 똑같은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문제점은 이 지역에서 빨간 레인부츠 265 사이즈를 구입함 흑인 남자는 나 뿐이었으며 씨씨티비에는 내가 찍혀 있었다. 황당...

나는 알리바이를 설명할 때 곧장 집으로 갔다고 말했는데 나를 아는 어떤 친구가 살인현장에서 나를 봤다고 증언했다. 사실 나는 음악방송을 보기 위해서 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누군가의 집에 들렀다. 그래서 내가 몰렸다.

여행지에서 이 지역으로 다시 복귀했을 때 나는 기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분명히 내가 아는 사람인 것 같은데 전혀 다른 느낌의 남자 둘이 횡단보도에서 나를 스쳐 지나갔다. 여행지에서 내게 친절하게 대해준 사람인데 여기서 지나칠 때는 웬 어둠의 야쿠자처럼 지나갔다.

알고보니 그들은 그 친절한 사람들의 클론이었고 범죄를 위해 만들어진 생명체였다. 씨씨티비에 찍힌 나도 진짜 내가 아니라 나를 복제한 사람이었다. 똑같은 옷을 입은 것도 사실은 다 계획되고 준비된 것이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는 흰색 셔츠에 지그재그 무늬인데 클론은이 입은 것은 흰색 셔츠에 지그재그 무늬인 것은 맞지만 소매 밑단에 검은 줄이 들어가 있었다. 다만 외투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래서 씨씨티비를 보는 내내 어딘가 위화감이 들었던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보이거든.

아무튼 나는 교도소에 잡혀 들어갔고 그 클론은 내게 면회를 와서 자기는 태어난 소임을 다했으니 이제부터 자유롭게 살겠노라고 말하고는 가버렸다.

나는 어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