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10일 수요일

순규

2019.7.10 수요일

내가 자전거를 탈 줄 알았더라면 성인이 된 지금도 자전거를 타고 다녔을까.
중학 1년생 때 순규가 아침마다 우리 집에 와서 나를 뒷좌석에 태우고 학교를 갔는데, 그러다 자기도 이제 너무 힘이 드는지 어느 날은 엄마가 일하시던 가든에 놀러 가서 그 식당 앞 돌이 깔린 정원에서 자전거를 내게 가르쳐줬다.

하지만 중심을 잡을 수 없어서 자전거를 배우는 짓은 금세 끝이 났다.

순규랑은 왜 사이가 서먹해진 걸까. 나도 그 이유를 모르겠는데. 이제 와서는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중1이었는지 중2였는지. 중1이었을 거야 아마. 아무튼 여름부터 그 애가 학교에서 내게 말도 안 걸고 은근히 피하는 눈치여서 나도 아무 말 않고 조용히 거리를 벌렸더니 사이가 멀어져버렸다.

그러다 스무살이 되던 해에 (스물 한 살이 되던 해일지도 모른다) 순규가 우리 할머니 미용실을 찾아와서는 자기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남기고 갔다. 아니 갔다고 한다. 내가 할머니에게 쪽지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때는 그냥 그렇구나 하고 신경도 쓰지 않고 넘겼다. 그냥  그 즈음에 다들 군대를 가니까. 그래서 그냥 옛 친구들이 생각나서 그 중 하나인 내게도 연락처를 남긴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만 지금 할 수 있을 뿐이다.

순규랑은 취향이 맞았었는데. 게임도 그렇고 둘 다 판타지물을 좋아해서 쿵짝이 잘 맞았다.

초등학교 5학년 겨울이었나? 순규랑 나랑은 오락실을 자주 가서 놀았다. 그날도 어김없이 둘이서 오락실을 갔고. 그렇게 불량배 형아들을 만나게 된 것이었다. 뚜둥.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 형아들이 나는 건드리지 않고 순규한테만 뭐라고 혼을 냈다. 때렸는지 안 때렸는지도 기억은 안 나는데 (아마 뺨을 때렸었나?) 순규가 울었던 것은 확실히 기억난다.

우리 둘 다 벌벌 떨고 있었다. 그런데 건너편에서 오뎅을 먹던 한 아저씨가 이쪽을 쭈욱 지켜보더니 분위기를 읽으시고큰 우리를 구하러 와주었다. 불량배놈들은 달아났고 우리는 너무 슬퍼서 흑흑 오락실에서 발길을 돌려서 흑흑 할머니 미용실로 갔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까지도 순규가 울었던 것 같은 잔상이 어렴풋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뺨을 맞았던 것 같다. 순규 뺨이 빨갰던 것 같다.

나는 안 맞았지롱. 순규야. 히히. (인성 수준 🤪💦)